튜닝쇼라 쓰고 '모델쇼'라 읽는다
튜닝쇼라 쓰고 '모델쇼'라 읽는다 |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자동차 애프터 마켓 겸 튜닝 전시회인 ‘2010 서울오토살롱’이 오늘부터 4일까지 개최된다.
지난 2003년 시작된 이래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서울오토살롱은 세계적인 슈퍼카와 이색 튜닝카 전시를 비롯해 애프터마켓 업체들의 신제품과 신기술을 선보이는 전시회다.
올해 개최되는 ‘2010 서울오토살롱’에는 자동차 관련 200여 업체가 참가하며 전시 기간 동안 자동차 산업 관련 바이어와 해외업체 등 약 15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제조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기아차가 이번 전시회에 참가했다. 주력 차종인 K5와 2011년형 쏘울을 비롯해 자동차 경주 전용차량인 포르테 쿱 레이싱카 등 총 3대를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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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전시 차량이 있는 곳은 단연 튜닝카 관련 부스다.
형형색색의 커스텀 페인팅으로 한껏 멋을 부린 차량을 비롯해 다양한 튜닝카를 전시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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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텀 페인팅은 아직까지 생소한 분야지만 자동차 튜닝 문화 선진국에서는 이미 활발한 튜닝 산업 분야 중 하나다.
장장 14년간 오직 한가지 차량만을 튜닝한 진념의(?) 오너도 만날 수 있다. 지금까지 드레스업 튜닝에 약 3천만원, 엔진 튜닝 2천2백만원을 투자했다고.
대형 SUV 허머에 버금가는 크기의 무쏘. 뒷차축을 확장해 6개의 바퀴를 굴린다.
매번 세계 3대 스포츠라 말해도 아직은 국내 정서와는 동떨어진 느낌의 F1 부스. '이제는 F1 이다!!'라는 슬로건이 무색할 정도로 한산하다.
적어도 F1을 홍보하는 자리라면 F1 머신 목업이라도 동원해야 하는게 바람직한 자세다. 물론 F1 부스에 전시된 차량은 F1 머신이 아니라 다른 리그에 속하는 챔프카다. 여건이 안되면 차라리 F1 머신 모형이라도 놔두는게 낫지 않았을까?
고성능 슈퍼카는 윈도우 틴팅 업체인 후퍼옵틱에서 몇대 공수해 그나마 구색을 맞췄다.
오토살롱은 튜닝카와 관련 용품 전시회다. 그런데 둘러볼 업체는 틴팅 업체인 후퍼옵틱, 튜닝 휠 업체 레이즈, 아산티 그리고 드레스업 업체인 정션프로듀스가 전부다. 나머지 업체는 자동차 정비 관련 업체이므로 일반 참관객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이번 전시회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라는 말도 양심상 못하겠다. 그 시작부터 요란하지 않았으니까. 월드컵은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지만 국내 F1 경기 개최 자체를 모르는 이도 아직까지 허다하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 규모가 점점 축소되는 것 같아 시종일관 답답한 전시였다. 출품 규모가 줄어드는 이유를 비단 시장 상황으로는 보기도 어렵다.
그나마 매년 관객 동원이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건 '레이싱 모델'덕이다. 정작 자동차 튜닝에 관심이 있어 전시장을 찾은 이는 손에 꼽을 정도. 이런 상황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건 출품자나 참관객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자동차 튜닝이 문화로 자리잡기엔 국내 법규가 큰 걸림돌이지만 무엇보다 급한 문제는 인프라다.
자동차를 출고 상태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미덕이라 생각하는 자동차 문화 속에서 튜닝 시장이 올바르게 성장하는 것을 기대하기란 애당초 불가능하다.
얼마전 현대기아차 그룹 산하의 현대파워텍은 본격적으로 튜닝 시장에 뛰어들었다.
훨씬 이전에 현대차 사내 벤처로 시작한 인커스(INCUS)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i30과 아반떼 HD 모델을 대상으로 다양한 튜닝 파츠를 선보였지만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탓이다.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국내 애프터마켓 튜닝 시장은 '불법'이라는 굴레를 좀처럼 벗어나기 어렵다. 위축된 심리는 소극적인 마케팅 정책에 그대로 반영되기 마련. 그렇게 인커스는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다.
현대파워텍은 현대차의 주력 모델인 쏘나타를 중심으로 다양한 모델을 아우르는 튜닝 파츠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전에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국내 자동차 제조사가 주도적으로 제도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튜닝 문화 정착을 위한 큰 그림 그리기가 선행되야만 국내 튜닝 시장도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제2의 인커스'가 생기지 않으려면 말이다.
미디어잇 김재희 기자 wasabi@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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