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4에 iOS5 깔아보니... |
이번 WWDC에서 스티브 잡스가 꺼내 놓은 새 iOS는 그 동안의 업그레이드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큰 차이를 보인다. 여태까지는 스마트폰 그 자체의 기능을 끌어올리고 하드웨어 특징을 살리는 데 노력했다면 이번에는 좀 더 완성된 모습으로 다듬고 작은 화면을 더 알차게 쓰는 점과 클라우드 컴퓨팅, 소셜 네트워크 등 최근 많은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이 아주 쉽게 녹아 들어 있다.
이번 iOS5는 아이폰 3GS와 4, 아이팟 터치 3세대 이후, 아이패드 1, 2를 대상으로 한다. WWDC 공개 이후 개발자들에게는 첫번째 베타 버전을 배포해 미리 기능을 살펴보고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직접 개발자 등록을 하고 아이폰 4에 iOS5를 깔고 며칠을 보낸 감상을 정리해봤다.
속도, 배터리는 비슷
첫눈에는 달라진 점이 거의 없어 보이지만 제어판 구성과 메뉴 표시, 버튼 모양들이 살짝 바뀌었다. 밀기 스위치 모양도 조금 달라졌는데 보기에는 더 시원스럽다.
속도는 iOS5와 비슷하다. 여러 기능이 추가됐다고 하더라도 iOS4때 처럼 멀티태스킹 등 메모리, 리소스 관리 방법이 크게 바뀐 것이 아닌 만큼 속도가 떨어진다거나 하는 문제는 없다. 아이클라우드가 속도를 떨어뜨리고 배터리를 빠르게 떨어뜨리지 않느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있지만 거의 영향은 없다고 봐도 된다. 아이폰은 이미 오래 전부터 모바일미 서비스를 통해 아이클라우드 서비스의 일부를 제공해 왔고 그에 따른 네트워크 최적화 등에는 문제가 없다.
컴퓨터와 연을 끊다
애초에 시작 화면 자체가 달라졌다. 처음 아이폰을 켰을 때 PC의 아이튠즈와 동기화하는 과정이 사라졌고 마치 맥 OS를 시작하듯이 환영, welcome, willkommen 등의 메시지와 함께 시간대와 네트워크 설정, 계정 등을 등록하면 된다.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한 PC와의 결별은 이런 부분에서 시작한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PC가 없어도 아이폰을 쓰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앞서 말한 대로 처음 시작할 때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아도 되고 동기화도 무선으로 된다.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e메일, 연락처, 캘린더, 미리 알림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 동기화하는 것도 iOS5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아이폰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아이클라우드 서버에 동기화되고 이와 같은 계정으로 연결된 다른 디바이스에도 동기화된다.
심지어 아이클라우드의 5GB 저장 공간에 음악을 담아놓을 수 있다. 컴퓨터가 없어도 아이폰을 쓰는 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여전히 컴퓨터와는 뗄래야 뗄 수 없겠지만 적어도 아이튠즈가 하던 일의 상당 부분을 아이클라우드가 맡는다고 보면 된다.
알림창이 달라졌다
사실 아는 사람만 알았지만 아이폰의 맨 위 상태 표시줄은 꽤 유용했었다. 어떤 화면에서도 이 작은 막대를 톡 누르면 화면 맨 위로 스크롤해주어 웹브라우징 등에서 편하게 쓸 수 있었다. iOS5에서는 아래로 쭉 끌어내리면 날씨와 주가를 비롯해 부재중 전화, 메시지 등 각종 알림 메시지를 보여준다. 이는 안드로이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메시지나 알림 등을 팝업으로 띄워서 보여주던 경고 창 모양도 바뀌었다. 완전히 바뀐 건 아니고 예전처럼 쓸 수도 있고 화면 맨 윗줄에 길쭉한 바 모양으로 띄울 수도 있다. 디자인이 확실히 세련되어졌고 특히 아이폰 4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잘 활용한 인터페이스라 할 만하다. 일단 iOS5를 깔고 나서 가장 자랑하기 좋은 소재임에 분명하다.
탈옥에서 힌트
애플은 아이폰의 탈옥(jailbreak)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소비자의 의견에는 귀를 잘 기울이는 편이다. iOS5에는 그 동안 탈옥이나 기타 애플리케이션으로 하던 것들을 기본 운영체제 안에 넣었다.
예를 들어 많은 이들의 불만을 샀던 통화 내역을 하나씩 개별 삭제할 수 있다. 기존에는 전체를 싹 지우는 것 밖에 되지 않았다. 어쨌든 이제 하나씩 골라서 지울 수 있게 됐다. 왜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카메라도 편해졌는데 일부 앱을 이용해 볼륨 조절 버튼을 셔터로 쓰던 것도 기본으로 들어갔다. 잡는 게 좀 어색하긴 하지만 뒷면 카메라로 셀프카메라 찍을 때는 확실히 좋다. 촬영 화면에 격자를 넣을 수 있는 것도 쓸모 있고 잠금 화면에서 바로 카메라로 진입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소셜 네트워크 녹아 있어
iOS가 소셜 네트워크를 위해 트위터를 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좋다, 싫다가 분명히 갈리는 부분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커뮤니티는 쉽고 개방적이어야 한다는 점과 기능이 강력하고 폐쇄적이야 한다는 부분인데 애플은 전자를 택했다. 트위터 어플을 제어판에서 직접 설치할 수 있도록 했고 사파리에서 열어본 페이지를 트위터로 올리거나 사진첩의 사진도 보내는 등 여러 부분에 트위터가 녹아 있다.
카카오톡을 위협한다고 꼽히는 아이메시지는 강력하다. 따로 애프리케이션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 메시지 앱을 이용하는데 SMS를 보낼 때는 보내기 버튼이 녹색으로, 아이메시지는 파란색으로 뜨는 정도가 차이고 실제 이용자는 차이를 느낄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아이폰 이용자들끼리는 카카오톡 등의 문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무료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창구가 열린 셈이다.
아직 서두를 필요 없어
분명 iOS5는 아이폰이 또 한 발을 떼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파격적이고 쓰기 편해졌다. 이 작은 화면에서 더 이상 뭘 해낼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4.0대 버전과 비교하기도 민망할 정도다. 하지만 아직 베타 버전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애플리케이션이 매우 많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iOS5 설치 방법과 설치 파일이 나돌고 있지만 실제 제품에 깔려면 아이폰 자체가 개발자용 폰으로 등록이 되어 있어야 하고 설치 이후 온라인으로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깔았다가는 오도가도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벌써부터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iOS5의 정식 출시는 가을로 알려지고 있다. 아마 차세대 아이폰이 출시되는 그 순간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또 다른 1년을 이끌어갈 iOS는 아이클라우드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또 다른 스마트폰 환경을 만들 채비를 해 나가고 있다는 인상이다.
미디어잇 최호섭 기자 notebook@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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